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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침 독서편지-2,800 <나만의 상수시는?>
작성일 2026-10-13 1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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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독서편지-2,800

 

나만의 상수시는?

 

높아진 하늘만큼 깊어가는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시절이라도 우리는 누구나 마음 속에 고민이 하나씩은 있습니다. 이 근심의 짐보따리를 내려놓고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따뜻한 안식처를 찾는 것이 우리 평생의 숙제입니다. ‘걷다’라는 주제로 꽃다발 같은 글을 모은 책에서 성해나 작가는 소설 『후보(後步)』를 통해 우리에게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 근성은 스물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돌연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대신해 철물점을 맡으며 고단하고 따분한 현실을 살아갑니다. 그런 그에게 재즈클럽 '상수시'는 숨을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습니다. 상수시(sans (없다) + souci (걱정))는 근심이 사라지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곳으로, 그곳에서 만난 세실과 벗들은 어설픈 기타 연주와 실수 연발 속에서도 서로 눈을 맞추며 끝까지 음악을 이어 나갑니다. 세실은 근성에게 “모든 음을 담아내려 욕심내면 어떤 것도 제대로 들려줄 수 없어요.”라며 서로를 ‘지음(知音)’, 즉 상대의 소리뿐 아니라 침묵의 숨은 뜻까지 헤아리는 특별한 벗으로 받아들여 줍니다.

 

세월이 흘러 어둡고 고독한 현실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도 주름처럼 흐려질 때, 근성은 기억의 저편을 향해 뒤로 걷다가 다시 앞으로 걸어나갈 용기를 얻습니다. 비록 현실이 소중한 추억들을 빼앗아 가더라도, 서로의 실수를 메워주던 그 따뜻했던 연주와 웃음소리가 삶을 살아갈 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마음의 근심을 내려놓고 내 곁에 지음을 찾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걷다』 열린책들 하다 앤솔러지1, 성해나 외, 열린책들, 2025

 

2026년 10월 13일(화)


  독서로! 세계로! 미래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연구원 권순영

육민관고등학교 학생안전부장 교사, ilsa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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