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아침독서편지
제목 아침 독서편지-2,797 <찾아도 행복하고, 찾지 못해도 행복한 것은?>
작성일 2026-09-01 17:34:58
첨부파일



아침 독서편지-2,797

 

찾아도 행복하고, 찾지 못해도 행복한 것은?

 

입추와 말복이 지나자 서서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대부분 학교가 개학하는 날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달콤한 늦잠이나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로부터의 해방의 시간이 끝나는 잔혹함의 시작일런지도 모릅니다. 2학기 학업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불가능한 믿음과 기적의 동화를 들려주는 책 정은주 작가의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를 소개합니다.

 

책 속에 수록된 다섯 개의 단편 중 「틈새의 클로버」는 방치되어 조금씩 무너져가는 가상 세계 ‘여름의 친구’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현실 공간에서 찾아온 소년 여누, 인공지능 가이드 단지, 강아지 캐릭터 체체는 가상 공간의 마지막 날을 마주합니다. 여누는 돌아가신 엄마가 숨겨놓은 소중한 추억을 찾기 위해 쪽지 힌트를 따라 헤매지만, 점차 지워지는 세계 앞에서 지쳐 모든 걸 포기하려 합니다. 게임 속의 가이드인 단지 역시 기억 파일이 누락되어 가상 공간을 찾아오던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다 포기하려던 순간, 단지는 강아지 체체의 품 속에서 느껴지는 햇볕 같은 따스함 덕분에 지워졌던 기억의 파일들을 다시 열어봅니다. 그 속에서 단시는 수수께끼를 좋아하던 친구, 즉 여누의 엄마였던 여름이가 건네었던 다정한 이야기를 깨닫습니다. 기억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 보도블록 틈새에 피어난 클로버처럼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만히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기억을 찾든 못 찾든 함께 보낸 시간 자체가 마음을 따뜻하게 지켜준다는 것을 배운 이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습니다.

 

사라져 가는 가상 세계의 빗속에서 아이들은 슬퍼하기보다는 다음 만남에서 ‘찾아도 행복하고, 찾지 못해도 행복한 것’의 수수께끼의 답을 찾기로 약속합니다. 잊혀진 줄 알았던 추억도,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도 사실은 우리 마음 틈새에 숨어있지 않을까요? 2학기의 시작은 내 마음 속 클로버를 찾으면서 활기차게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 『도마뱀 구름의 꼬리가 사라질 때』, 문유운, 사계절, 2023

 

2026년 9월 1일(화)

 

독서로! 세계로! 미래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연구원 권순영

육민관고등학교 학생안전부장 교사, ilsa98@hanmail.net

아침 독서편지-2,796 <책은 어떻게 삶에 스며드는가>
다음글 아침 독서편지-2.798 <완성의 열망을 내려놓고 ‘쓰임’의 기쁨으로>